서면 1번가 바램에서 배를 가득 채우고도 뭔가가 아쉬워서 한 잔 더하자~ 싶어 2번가로 갔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꽤 많았다. 오빠 친구가 모티집 괜찮다고 거기로 가자 해서 고민없이 향했다. 지나가면서 몇 번 본적은 있는데 왠지 어린애들 바글바글 거릴 것 같아서 피했었던 곳인데 가보니 그렇지 않아서 의외였다.
외관도 레트로 느낌이 뿜뿜! 살아나는 듯 하다. 조명이나 간판의 소재는 모던한데 분위기나 구조는 아주 옛날 가정집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도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 내 취향에 잘 맞았다.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랍시고 너무 과하거나 말도 안되게, 또는 남들이 다하는 거 싹다 갖다 붙여서 조잡한 술집이나 카페도 더러 있는데 서면술집 부전동 모티집은 딱 필요한 만큼의 분위기만 살려낸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앉아야 하는 좌식 자리로 선택했다. 나는 반스뮬을 신고 있어서 신고벗고 하기가 너무 편했다. 우리 자리 옆에는 옛날 느낌이 나는 창문과 유리, 그리고 빈티지한 레이스 커튼이 있었고 뒤로는 진짜 80년대? 쯤에 사용했을 법 한 텔레비전이 있었다. 그 위에는 올림푸스 펜 필름카메라 까지 올라가 있으니 레트로 소품으로는 정말 끝장이었다.
천장에는 해먹느낌이 나는 천으로 인테리어 해두셨는데 요런거 진짜 너무 좋다. 완전 빈티지! 완전 에스닉! 고런 느낌 :) 집도 좀 넓다면 이런거 하나쯤 해 놓고 싶다. 집에 해놓으면 너무 안락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 것 같다. 그 아래로 보이는 궁서체의 부전동 모티집 현판까지 잘 어울린다.
옛날 TV 밑에는 옛날 자개장이 있었고 옛날 꽃무늬 방석에 옛날 개다리소반까지. 옛날 컬렉션이었다. 노란 빛의 장판까지 완벽한 느낌! 여기 완전 옛날 이모집인데,,? 요즘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이런 무드의 술집이 많이 생겨나다 보니 갈 때마다 어릴 때 생각이나서 그런 건 정말 좋은 것 같다. 어릴 적 우리집같은 분위기의 술집에서 술을 퍼먹는다니,, 역설적인 느낌.
서면술집 부전동 모티집의 메뉴판! 메뉴는 한국적인 것도 있고 퓨전스타일도 많았다. 우리는 밀푀유나베와 닭껍질 튀김을 주문했다. 처음 올 때 부터 메뉴를 정해 놓고 왔기 때문에 메뉴판을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 지금와서 보니 맛있어 보이는 메뉴가 여럿 있다.
밀푀유나베 양념으로는 칠리소스와 와사비간장이 나왔다. 아 그리고 다 좋았는데 단점 하나. 상이 너무 작아서 버너를 올리니 자리가 안난다. 저 상에 닭껍질 튀김도 놔야하는데..
결국 우리의 테진아(테라+진로)는 바닥으로.. 그래도 뭐 이렇게 냅둘 수 있으니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다음에 온다면 우린 그냥 입식자리에 앉기로 했다. 좌식이 앉으면 편한데 화장실도 가고 담배도 피러 나갈 수 있으니 신발을 벗고 신고 하는게 너무 귀찮다.
짜잔! 드디어 나온 밀푀유 나베 :) 냄비가 큰 편 이었는데도 가득가득 담겨져 있었다. 오뎅에 부전동 모티집이 각인 되어 있는게 뭔가 너무 귀여웠다. 굴림체가 귀여워 보이는 건 처음이다.
좋은건 크게크게 보세용! 어묵에 가려졌지만 잘 보면 표고 버섯에는 집 그림이 새겨져 있다. 음식가지고 장난치면 혼나는데 요정도는 너무 귀여워서 패스~
뒤이어 나온 닭껍질 튀김. 이게 진정한 레트로지. 철판 접시부터 저 단순한 양배추 샐러드까지 완전 복고스타일의 안주다. 투다리에서 나올 법한 비주얼? 욕인지 칭찬인진 말하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여튼 맛은 좋았으니 칭찬인걸로!
(근데 닭껍질 튀김은 진짜.. 도쿠도쿠야가 갑임)
옛날의 향수가 그립거나 정겨운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은 한번 쯤 가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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